가끔 잠이오지 않는 밤이 있습니다.

전날 잠을 많이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편안한 시간들을

보낸것도 아닌데, 그렇게 잠이 쉬 들지 않는 밤이 있습니다.

습관처럼 멍하니 방안한 구석을 바라보다가 오래된 사진보관함에서

하릴없이 지나간 시간들을 빛바랜 몇장 사진들을 통해 그렇게

물끄러미 바라볼때가 있습니다.

사진속에는 아직 연락이 되는사람들도 있고, 연락을 하지 않는사람들도

있고, 이젠 기억속에서조차 희미해져버린 사람들이 나와 환히 웃고 있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다 한가지 떠오르는 사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곳이 학교캠퍼스

가 되었건 아님 여행지가 되었건 그렇게 시간이 뒤로갈수록

사진의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그런 사실을 문득 깨닫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지난다는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는만큼 여유를 잃게

되는거란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아마 사람들은 나이가들수록 알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이란게

커지면서도 현재의 시간들은 먼훗날 끄집어내어 떠올릴수 있는 또하나의

추억, 그씨앗이 된다는 사실을 점점 망각하고 사는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 스스로 조차도..

사진속에서 저와함께 웃음짓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갑니다.

누구의 탓도 아니겠지요, 하지만 조금씩 씁쓸한 생각이 드는건 아마

나이를 먹을수록 내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그런 사람들로만 채워져 가는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상막한 생각이 드는건 또 내가 한해를 더 보냈다는

증거일까라는 그런 생각들..

이제 사진속의 기억은 가끔끄집어내 웃을수 있는 기억정도로만

간직하고 다시 내일의 일상으로 돌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