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봄이 찾아 왔을 것 같습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는 그런 봄 말입니다.......
거리에는 따뜻한 햇살을 배경으로
여러 개의 우산 통에 빨간 장미 한 아름
다른 통에는 노란 후리지나 한 아름
그렇게 거리에 나란히 진열한 꽃집들의 모습이
내 머리에 그려집니다.
개나리 꽃망울이 활짝 피었을 그 담장도 너무나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설래 이고 좋습니다.

봄날.........................
어느 해 봄날부터 시작을 한 것 같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후리자아 꽃이 기나긴 겨울을 지나고
거리에 나오기 시작한 그때로 기억 합니다

(나는 퇴근길에 전화기기판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봅니다)

나: 지금 뭐하세요?

그 사람: 그냥 해가 넘어 가는 모습이 좋네. 그냥 그렇게 있어. ////// 어디야?

나: 지금 퇴근 했는데 도로가 장난이 아니네요.

그 사람: (잔잔한 코웃음 내며)천천히 오세요.

나: 흠…….그래 알았어! 도착 할 시간쯤에 전화할게 그 곳으로 나올래?
    잠시 얼굴이라도 보자 /////응

그 사람: 도착하면 전화해…….

비록 짧은 통화였지만
난 우리 두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항상 우리의 대화는 때론 존칭을 때론 친구처럼 반말을 사용하였습니다.
겨울에는 삭막하기만 하던 고속도로에서도
봄기운을 완연하게 느낄 수 있었든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느새 나는 톨게이트를 통과하였고
항상 그쯤 도착해서 전화를 하면
그 사람이 출발해서 그 곳에 도착하는 시간과 내가 도착하는 시간이 비슷했습니다.

나: 10분 후면 도착 할 것 같은데

그 사람: (어리광 부리는 목소리로) 나도 출발 했답니다.
         오늘은 내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려고. 항상 당신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잖아
         그런데 이제 정말 봄이네.…….
         너무 좋다
(그렇게 말 하는 그 사람의 목소리는 분명 소풍가는 소녀의 목소리였습니다.
봄은 작년에도 찾아 왔을 것이고 재작년에도 찾아 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봄에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나 나에게는 좋았습니다.)

나: 정말 그렇지 //////이제 봄이네.

나 : 알았어. (어쩌면 나 또한 소풍가는 소년처럼 그런 기분이었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곳으로 가든 중에 길을 멈추고 길가에 차를 주차하였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노란 후리지아 때문에 말입니다
문득 그 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점의 꽃집 아저씨에게 말을 건네었습니다!

나: 이 꽃 얼마큼부터 파실 수 있나요?

아저씨 :얼마큼 필요하신데요.^^

나: 저는 잘 모르죠! 한주먹 만큼이면 되는데^^

아저씨: 2천원 주세요!^^

나: 그럼 주세요! 한주먹만큼 만요.

많은 꽃을 한 번에 주고 싶지 않았다
아주 조금씩 매일 주고 싶었다.

위에서 이야기한 그 곳은 조금은 庵子입니다…….
새소리며……. 낙엽이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 말이다
항상 그 곳에 먼저  도착해서 그 사람의 하얀 차동차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꿀렁이며 달려오는 모습이 보고 있으면 좋았다
그 사람이 저 멀리 달려오는 모습을 확인하고
차에서 내려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맞이하였습니다.
그런 모습이 미안했는지 그날은 먼저 그 곳에서 기다릴 생각에 일찍 출발 하였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입니다

나: 정말 봄이지

그 사람: 응 완전 봄이네. 오늘 낮에 조금 덥기도 하든데
         오늘 힘들지 않았어.(항상 그 사람이 날 만나면 제일먼저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우린 누가 먼저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암자를 향해 걸었다

나: 오늘 낮에 점심은 뭐 먹었는데

그 사람: 김밥…….학생들이 점심시간에 김밥 먹기에 옆에 끼어서
        그냥 같이 먹었어.(그렇게 이야기하면서 그 사람 환하게 웃었습니다)

우리는 손을 꼭 잡고 암자 올라가는 길에
놓여 있는 자판기로 향하였습니다.
동전 6개를 놓고 두 잔을 뽑아 그 앞 평상에 나란히 않아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면
시간은 참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점심은 뭘 먹었는지........
오늘은 어떤 길로 출근 했는지.........
그렇게 자판기 커피 한잔에 행복을 느끼고 있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고 욕심 부리고 싶지만
힘들어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 사람: 음…….이제 움직입시다. (입술에 힘주며)

(자기감정을 그렇게 혼자 삭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항상 그렇게 표현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 사랑한다는 말 나는 못해
그러나 당신이 내 마음 알고 있잖아
말 하지 않아도 말이야…….
그런데 그 말이 그렇게 싫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의 말처럼
난 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말입니다
어느 인디언부족은 메모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실 되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기록남기지 않아도
마음에 새겨지기 때문에 말입니다
먼 훗날.................
그 사람과 헤어지고 마지막으로 그 사람과 함께 하든 날
내가 당신을 참 많이 사랑하긴 했나보다 라며 이야기 하든 순간
그 때 내 머릿속은 망치로 얻어맞은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나: (환하게 웃는 얼굴로 잠시만 조수석에 둔 후리지아 손에 들고 나와)
    선물
그 사람: 너무 예쁘네.…….나 이 꽃 받아도 되나 (웃는다.)

나: 그럼

나: 안개꽃도 함께 사려고 하다 그냥 후리지나 그 자체가 좋을 것 같아서 후리지나만 조금 샀어!

그 사람: (후리지아 한참을 바라보면서) 잘 말려야 갰네. 고마워^^

나: (꼭 안으며) 사랑한다고

그 사람: 음……. 내 마음 알지

그렇게 우리는 각자 비포장도로에 각자 몸을 싫고 그 곳을 떠났다
우리는 그렇게 화려한 데이트는 아니지만 자판기 한잔에 큰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그렇게 난 매일 자판기 데이트 하는 날이면 한주먹만큼 후리지나 건네주기 시작 했습니다
한참이 지난 후.............
10시경으로 기억을 합니다. 나에게 전화한통이 울렸습니다.

그 사람: 지금 통화 가능해.

나: 응…….왜

그 사람: 그냥 점심이나 같이 할까 해서 전화해서 시간 맞추어 내가 회사 근처로 갈까하고

나: 응 그럼 그렇게 해

그 사람: 그럼 내가 회사 앞에서 전화 할게

나: 응

그 사람이 그렇게 찾아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에
기쁜 마음 한편으로는 무슨 마음고생이 있나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그 사람과 통화가 끝이 나고부터 시간이 더디게 움직이는지…….
마음은 조급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허기를 체우기 위해
같은 시간에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빌딩 속에서 몰려나오는 모습이 참으로 진풍경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뭘 하나?
뭐 그런 생각 말입니다.........
그 수많은 인파속에서도............
건널목 저 편에서 멋쩍은 듯 땅만 쳐다보며 다소곳이 날 기다리는
그 사람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파란신호등을 기다리며 건널목 제일 앞줄에서
그 사람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나: 무슨 일이는 건 아니지

그 사람: (그제야 날 바라보며 멋쩍은 표정이 살아지고) 아니.........
        그냥 날씨도 너무 좋고 해서 당신하고 밥이나 먹고 싶었어.

나: 그럼 비싼 밥 먹어야 할 것 같네.

그 사람: 그래 내가 사는 밥이야 비싼 걸로 먹자

신호등이 바뀌고 그 사람에게로 걸어가는 동안
누가 먼저 끊자고 하지 않아도 통화는 자연스럽게 끝이 나고
살짝 내 팔에 팔짱을 걸치는 사람.......
그렇게 여느 사람들처럼 우리도 살아졌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항상 하는 것처럼 후식으로 종이컵을 서로가 손에 들으며 걸었습니다.

그 사람 : 잠시만

나: 왜

그 사람: 줄게 있어

나: 뭔~~~~~~~~~~~

그 사람: (자기 차속에서 노란 후리지아 한 다발 들고 나옵니다)
         당신이 주는 꽃 매일 학원에서 말렸어
         어제 보니 한 다발이 되기에 내가 모두 모아서 다발로 만들었어.

나: 아~~~~좋다.......

그 사람: 어서 들어가 나 학교에 들러서 일 보고 내려갈게
         오늘은 보지 못 할 것 같다

나: 그래…….통화해요

그 사람: 그래요

흠...........
봄이란 단어와 봄이란 소식에
새삼 나의 모든 기억이 새싹처럼 다시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흠.........................
참 당신이 그리워집니다.....
후리지아.......................
그 단어를 생각하면 당신이 너무 그리워집니다.
나 ......................
이 봄에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든 후리지아 한 다발 가지고 찾아갈게요.
세월 앞에 이기는 장사 없다고 하지만
참 보고 싶네요........

당신은 나에게 마약 같은 존재였나 봅니다.

멋진 꼬리글 한마디 부탁드려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