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좀 들고 가자며 주차장 입구로 나오라는 신랑의 전화다.

낮에 영천에 있는 거래처 볼 일 있다길래
다녀 오는 길에 시댁 들러 고추장이랑 된장
쬐끔씩 가져 오라는 부탁을 했었다.
그걸 같이 가져 가자고 전화 한거다..내려갔다....
아니.....항아리를 그것도 두개씩이나.....
그냥 작은 통에 담아오면 될걸 왜 항아리에 담아오냐며
핀잔을 줬다...
사실 아파트엔 항아리가 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칠년전쯤일이 생각난다.
어머님 막내아들집에 오시면서 큼지막한 항아리를 두개씩이나
사가지고 시숙이랑 오셨다.
난....짐이고 아파트 생활엔 별 필요성을 못느낀탓에
시큰둥했다. 그냥 오시면 더 나을텐데...짐되는거 사가지고
오신다고...내키지 않는 맘을 속으로 달랬다.

어머님은 며느리 맘을 읽으셨는지....
"나 죽고 나면 어디서 이런거 사겠노 "하시는거다..
그때 그 말씀이 아직도 귀에 맴도는거 같다.
어찌나 가슴한켠이 찡하던지....

그러시고 한두해 뒤에 큰것,작은것 하나씩 더 사다 주셨다.
애들 키우면서 하나씩 깨트려서 큰항아리 하난 두껑만 있다.
아직은 별로 쓰고 있진 않지만
저렇게 당신 안계실때를 생각해서 하나둘씩 주신 항아리를
보면 맘이 짠하다.

고추장 된장 항아리도 어머님은
내가 가면 안가져 간다 그러실까봐
당신 아들편에 보내시는 맘을 난..잘 안다.
아직도 막내며느리와 막내 아들은 영원히 막내인거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어딜 내놔도 걱정 스런 막내인가보다...

친정엄마가 주신 작은 항아리까지 보태서 이젠 제법 시골스런 풍경이 난다.
나도 엄마와 어머님이 그랬듯이 항아리에 참맛을 알것도 같은 날이다...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증건가?

언제나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라면서
이번주엔 애들 데리고 한번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