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허허로웠습니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 될 무렵이면
나는늘 허허로웠습니다.
이상한 일 입니다.
아무렇지도 않다가 이맘때쯤이면
왜 유독 내 마음은 한자리에 못있는지
그랬습니다.
바람은 길거리에만 부는게 아니었습니다.
서늘한 바람이야 따뜻한 옷하나 입으면 되지만
마음 속에서 불어대는 바람은 도무지 대책이 없습니다.
"사랑"이라는이름의 옷을 입지 않고서는
내 빈 마음으로 불어닥치는 이름 하나.....
맑은 햇살이 내 비치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셨습니다
지나간 사랑을 떠올린다는것은 어쩌면 식은 커피를 마시는것처럼
씁쓸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쓴 웃음을 짓고 있는데
문득 옆자리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 남녀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날 사랑해?"
세상에서 가장 힘겨워야할 물음을
여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물었고,
남자 또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습니다.
"물론이지. 다만 네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만."
그순간 나는 여자의 반응이 궁금 했습니다.
짐작대로라면 여자는 남자의 대답이 성에 차지 않을께 뻔합니다.
분위기가 사뭇 험악해 질거라고 내 나름대로 예상해 보았지만 ,
이게 왠 일 입니까.
여자는 외려 신이 나서 맞장구를 치는게 아닙니까.
모처럼 뜻이 맞는 동지를 만났다는 듯 말입니다.
"나도 그래, 나도 딱 그만큼만 너를사랑해."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여자의 반응이었습니다.
황당하고 혼란스러웠다고 하는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었고,
과연 그럴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한때, 나 또한 사랑을 자기 의지대로
제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론 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러지 못했으며,
또 도저히 그럴수도 없었습니다.
그때 내게있어 사랑은
이미
내 손을 벗어난 종이배와 같은 것이 었으므로
평탄하고 잔잔한 물결로 가주길 원했지만
내 바람과는 달리 외려 더욱 거센 물살에 휩쓸리던 종이배
사랑은 바로 그 종이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두남녀의 대화는 내게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여 주는것 같았습니다.
나를 사랑해주는 만큼만 너를 사랑한다는 요즘의 젊은 남녀들.
때문에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질수 있다는.
그래서 이별은 상처가 아니라 더 좋은 상대를 만날수 있는
"자유"라고 생각하는 요즘의 젊은 연인들.
물론 옆자리에서 슬쩍 들여다본 것만 가지고
그네들의 전체적인 "사랑관"을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만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겐 적지 않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고해서
나 또한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수 있을까요?
그대가 나를 버렸다고 해서 나 또한 그대를 버릴수 있을까요?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자신 없는 질문입니다.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이 정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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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날을 살아도 
나의기도 